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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71호]<20대 눈으로 다시보기> 사랑과 폭력 사이의 낙차

  • 작성자진흥원
  • 작성일2019-07-30
  • 조회1327



사랑과 폭력 사이의 낙차



사랑과 폭력 사이의 낙차


어떤 폭력은 그것이 폭력으로 구성되기 전에 사랑의 꼴을 하고 있다. 사후의, 이제 폭력이라고 단언할 수밖에 없는 증거를 마주할 때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에게 사랑은 폭력의 잠재태인가. 이 낙차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때 나는 한 몸처럼 사랑하다가 두 몸 되는 이야기만 찾곤 했는데 단순한 것이 복잡해지는 동안 한 뼘 더 자라는 게 보여서였다. 사랑이 성장의 서사일 수 있다고 믿었고, 이 낭만주의적 이해를 안고 사는 게 좋았다. 그러나 이런 것을 마주하게 되면서

 

요즘 신작* 가뭄이네요...ㅠㅠ 역대급으로 하나 어디 없을까...”

*디지털 성범죄 유포 피해촬영물을 말한다.

 

또 이런 것.

 

옆 동네**에서 인증했던 전 여자친구입니다. 추천 많이 박아주세요. 다음 업로드에 탄력을 줍니다 ㅎ

**불법 성인사이트를 가리킨다.

 

이런 것.

 

어제자 마눌 품평 바람. 어떨 거 같나여.”

 

자연스럽게 이해를 경계하게 됐다. 사랑을 말할 때 권력과 위계, 지배가 함께 떠올랐다. 축척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사랑으로 읽히던 관계가 금세 폭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때 사랑이었던 것이 두 사람 사이를 벗어나면서 폭력의 날을 세우다니.

 

여성을 전시하면서 무리로부터 남성성을 인정받는 남성 문화가 있다. 전시하는 남성과 전시물이 된 여성, 다시 말해 전시하는 인간과 전시물. 남성은 이 경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말해 여성으로서 전시되지 않고 오로지 남성으로서 전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폭력을 가한다.

 

폭력에 노출되지 않게 끊임없이 폭력을 가하는 일의 반복. 폭력의 고리를 끊는 일은, 당연하게도, 가담하는 사람이 구조와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랑과 폭력이 이렇게나 긴밀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한눈에 알 만하고 도무지 알 수 없다. 우리 그리고 우리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지금은 어떠한지 사이의 낙차가 아연하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을 사랑으로 부를 날이 오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