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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66호_특집] 사이버 공간의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젠더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19-02-26
  • 조회529

사이버 공간의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젠더
- 제1회 이후 포럼 -




 지난 8월 일어난 일명 ‘일베 박카스남 사건’은 성매매 포털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는 후기 문화에 대한 실체를 보여주며 큰 충격을 주었다. 해당 글에는 노년 여성의 주요 신체부위가 그대로 노출된 불법 촬영 사진과 함께 게시되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는 지난 2월 19일 2019년 첫 이후 포럼을 열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젠더」를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포럼에서는 성구매 후기 웹사이트 등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성매매 알선, 홍보 게시글 등을 명예훼손의 측면에서 바라 볼 수 있는 것인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는 영역을 이미 넘어서고 있는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통한 폭력에 대하여 어떻게 규제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하여 논의되었다.


  논의의 일부를 이번 뉴스레터 특집을 통하여 여러분께 공개한다. 포럼과 관련한 자세한 논의는 첨부된 <1회 이후 포럼 자료집>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성매매 조장하는 후기글은 ‘알선글’과 같다


 송봉규 한세대학교 교수 : “「성매매 수요차단을 위한 한국의 성구매자 분석: 성구매 후기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범죄 현상에 대해서 포인트를 두고 진행했지, 명예훼손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불법사이트인데 공개되는 것이 왜 문제지? 연구하는 것이 왜 문제지?’ 생각하다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후기사이트에 보고서를 올리는 것도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제안이 와서 본 발표를 맡게 되었다.

웹사이트 후기 작성자, 성매매피해여성 등의 불법촬영 된 사진이나 동영상, 성매매 업소 등을 통하여 업소명이나, 피해자 등에 대하여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법적 판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 “성매매피해 여성의 불법촬영물을 적나라하게 유포하여 성매매를 조장하는 방식을 명예훼손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웹사이트 상에서 ‘후기글’이라고 표현되긴 하지만 성매매를 조장한다는 것에 있어 이것은 성매매 알선글의 특성이 띠기 때문에 알선죄로 접근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법적 판단 역시 후기글의 사례를 알선 행위의 범주에 넣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장임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성매매 후기 사이트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 실은 디지털 성범죄이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촬영에 동의했을까와, 가령 동의했더라고 이런 식의 대량 유포에 동의했을까 하는 부분도 확인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진행한 「온라인 성폭력 범죄의 변화에 따른 처벌과 규제방안 연구결과」를 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 촬영물에 성매매 광고가 삽입된 사례가 40% 정도 된다. 누군가의 사생활이 담긴 피해 촬영물에 광고를 삽입해 성매매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대상화와 젠더기반폭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송봉규 교수 : “현재 성구매 후기글은 정보통신망법에 의해서만 처벌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매매를 조장하는 불법 사이트인 후기 사이트는 빠르게 차단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불법 사이트는 최대한 빨리 많이 찾아서 수익이 나지 않게끔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회 접속이 가능하더라도 현재 정부에서 발표한 SNI 방식 등을 적용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만, 표현의 자유를 논하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불법 사이트는 변형되는 사이트를 파생시키고, 우회 주소로 연결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모체가 되는 사이트를 찾아서 차단하고 수익을 막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하여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에서 여러 가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의 신체를 비인격화하는 현재의 방식을 문제 삼아야 한다


황정미 강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박사(좌장) : “앞서 두 발제자의 이야기를 통하여 실제 성매매후기 웹사이트에 대한 분석과 법적 문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지금부터는 본질적인 문제인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과연 어디까지가 허용되어야 하고, 어디까지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처벌되어야 할까.”


장임다혜 부연구위원 : “표현의 자유와 젠더 문제는 어떤 면에서는 복잡한 논의의 구조처럼 보인다.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 표현의 자유와 음란은 형사적 규제 속에서 대립구조로 논의되어 왔다.
 현재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는 방향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다. 여성폭력 피해 사례를 공개하거나, 가해자 이름을 공개할 때에도 끊임없이 명예훼손의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실제적으로 명예훼손이 표현의 자유에 제약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복잡한 논의의 지형에 있기 때문에 간단치 않은 문제이다.
 표현의 자유와 음란물 규제에 대해서는 성에 대한 논쟁이 우리 사회에서 건강하게 논의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성의 사회적 구성이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성적 대상화 이외에 부재한 상황에서 성에 대한 표현은 성적 대상화, 그리고 이와 연결된 여성에 대한 폭력과의 연관성을 가진다. 사회적으로 성을 떠올렸을 때 여성의 신체가 더욱 주목되고, 여성으로서 보여 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신체로서 보여 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폭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성적 표현 모두를 규제의 영역으로 설정하기 보다는 성적 대상화가 여성의 신체를 분할하고 비인격화하여 폭력의 대상으로 삼은 현재의 방식을 문제 삼아야 한다.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 연인관계에서 헤어졌을 경우 촬영물을 공개해서 ‘복수’하고, 사진을 합성하므로써 능욕하는 행위들은 이것이 여성에게 폭력이 된다는 것을 알고 행하는 것들이다.”


송김경화 낭만유랑단 작·연출가 : “「예술작품을 둘러싼 여성혐오표현 논쟁과 작품처분방식에 대한 비판적 고찰(박경신, 오경미 2018)」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이하 작가는 지난 2015년 국정교과서 사업을 비판하는 <국정교과서(2015)> 라는 작품을 SNS에 게시했다. 이하 작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정부를 여성의 위치로 전락시키고 성적 수치와 모멸감을 주는 방법으로 정책을 비판했다. 작품 속에서 여성은 성적쾌락을 위한 도구였고, 강력한 성코드로 사회를 풍자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 전달을 위한 성적 대상이었다.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성적침해와 성적 대상화를 현재 사회가 마주한 문제나 부조리를 은유하는 상징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것은 성적폭력의 피해, 여성에 대한 성적침해가 여성에게 회복할 수 없는 낙인 그 자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성적 침해, 성적 대상화를 풍자할 대상이 분노를 느끼게끔 유도하는 자극제로 활용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인간은 타인의 자유 안에서만 자유할 뿐, 그 실체는 매우 유한하다


장임다혜 부연구위원 :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무한정으로 옹호되지는 않는다. 사회 윤리니 사회적 질서에 반하고, 개인에게 침해적으로 작동할 때 제한이 된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무엇이 규제되어야 하는 해악인가’는 음란의 영역에서는 모호해 진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 가지고 있는 개인의 부정한 행위를 선거기간에 공론화시켰을 때 이것은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더라도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더 옹호될 수 있다. 개인의 인격권은 침해 당했지만,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으로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이 비교 함량된다. 즉, 표현의 ‘내용’에 대한 논의와 판단이 필요한 영역인 것이다.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가지는 침해를 구체화하고 그 유형과 침해의 영향, 가능한 커뮤니티 내의 규제 방식을 고려하여 형사처벌의 영역과 민사·행정적 규제의 영역을 모두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이버 상의 여성을 사물화하는 표현과 이미지에 대한 규제가 가능하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활용한 규제의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고, 자율적 규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 내지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송김경화 작·연출가 :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지만,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을 빌리자면, 타인을 해치지 않는 한 인간은 ‘자유’다. 종종 ‘자유’가 무한한 것처럼 오해되곤 하지만, 인간은 타인의 자유 안에서만 자유할 뿐, 그 실체는 매우 유한하다.
누군가 당신에게 표현의 자유 혹은 창작의 자유를 주장한다면, 그것이 누구를 위한 자유인지 되묻길 바란다. 그 자유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시민의식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만큼의 자유라는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