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의 채비포커스

여성폭력 예방과 근절, 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위해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채비포커스2호] “조금의 변화, 그 ‘조금’을 믿어 봅시다.”

  • 작성자시스템관리자
  • 작성일2018-09-07
  • 조회132


<기획의도>

대화, 소통의 시작은 궁금함

채비(채움과 비움)포커스는 우리사회 차별과 폭력 근절을 위한 대화의 시작을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대중의 궁금함을 함께 고민하고 논할 수 있는 장으로서, 성평등 문화 형성을 위하여

우리가 어떤 것을 함께 채우고, 어떤 것을 비워야 할지 소통해보았으면 합니다.

채비포커스는 사회적 이슈, 현안을 주제로 다양한 인물 및 단체?기관 등의 인터뷰로 진행되며,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변혜정 원장 혹은 외부 인사 주도로 진행됩니다.

 

우리사회의 #with you를 위한 준비로서 함께 채비해 보는 시간, 여러분의 인터뷰 참여를 기다립니다.



  “나 자신이 바뀌고 그 변화가 주변에 전해지면, 정말 조금씩 조금씩이지만, 사회가 좋아집니다.

그 조금을 믿어 봅시다.” - 카오리(KaoRi) #metoo 성명 中 -

 

   지난 96일 현재 발레교실의 강사로 일하고 있는 카오리(KaoRi) 씨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찾았다.

 

   ‘여성, 이미지 생산자 : -일 사진계 여성들의 연대, 여성의 주체성과 이미지주제로 98일에 진행되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사진계 포럼에 발제자로 나서기 전 변혜정 원장과의 채비인터뷰에 참여하기 위한 것.


   카오리 씨는 지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년간 유명 사진 작가의 뮤즈라는 이름으로 찍히고 소비되어 왔다고 전했다.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 지극히 사적인 모습까지도 전세계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뮤즈나 모델이 아닌 오롯이 물건으로서 취급되고 있음을 여실히 느끼고 용기내 말하기를 시작했다.

 

   보수적인 일본 문화에서 자신의 모든 것, 그 이상을 걸고 말하기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조금의 나아짐, 조금을 믿어보기 위해 #metoo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변혜정 원장과 카오리 씨의 대담 내용이다.



  “연대자로서 한국에 잘 오셨다 말씀드리고 싶다.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어려움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나?” 


  “여성으로서의 분노가 컸고, 말을 했을 때 변화가 올수 있음을 느꼈다.

나는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주체이고, 각오도 했다. SNS를 통해서 어린

모델이 쪽지를 보내왔다. 유부남인 사진작가에게 성폭력을 당했고, 그 과정에서 아라키 씨의 사진을 보여주며, ‘보라, 이렇게 대단한 작가도 이런 사진을 찍는다. 이것은 분명 예술이라는 말을 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더할 나위 없이 마음이 무거웠다.”


    

 “아라키와 사진촬영을 하며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모르게 나의 사진들이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촬영 현장을 단순 견학 왔다며 소개받았던 사람이 촬영을 했는데, 그 모습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전세계를 떠도는 영상이 되었다. 프랑스 전시에서도 뮤즈라는 이름으로 나의 모습이 소비되고 있었다. 물건처럼 취급되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문제제기를 했지만, ‘가만히 있으라’, ‘이것은 내 사진이다’, ‘너를 찍은 것이 아니라 나를 찍은 것등의 말로 나를 배제시켰다.”

    

   “모델은 과연 어디까지 주체성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가 굉장히 중요하게 고민할 주제이다. 모델 활동을 약 20년 간 하셨다고 들었는데,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어디까지가 모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일해왔는지, 과연 모델도 의사 개진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나는 에이전시에 속해 있는 일반 모델과는 달리, 춤 표현가인 아트모델에 속한다. 그래서 어떤면에서는 독자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다른 면으로는 어느쪽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

아라키 씨와 촬영을 하면서 작품은 오롯이 찍은 사람의 것이라는 생각에 대한 충돌지점이 있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지금 한국에서는 예술인 지위와 복지에 관한 법에서 예술인의 정의를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 사진작가는 예술인이고, 모델도 본인의 예술성을 표현하기 때문에 같은 예술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왜 낮은 지위로 인식되는 것인지.

  예를 들면 감독, 배우의 독립성은 보장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단역배우, 보조 출연자는 여전히 어렵지만, 왜 모델은 주체성 없는 작가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직업군의 특수성인가, 아니면 스타성의 차이 때문인가.”

 

   “스타성에 대한 차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어린 모델이었고, 아라키는 유명한 작가였다. 유럽에서 인정받는다는 이유로 아라키는 일본에서 매우 대단한 작가였고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아라키의 뮤즈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나는 신비로운 여성이어야 했고,

일상생활은 통제됐다. 다른 작가와의 작업들은 모두 차단 당했고스토킹과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일본에 모델을 보호하는 장치, 이를테면 법이나, ‘협회’, ‘표준계약서등은 없나?”

    

   “없는 상황이다. 법도 없고, 표준계약서도 없다. 보상에 대한 내용도 말할 수 없는 분위기다. 예술가가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현재 일본에는 모델을 꿈꾸는 어린 여성들이 많다. SNS를 통해 모델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작가들은 내가 너를 찍어준다. 너의 모습을 알려준다라는 명분으로 어린 모델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모델을 꿈꾸는 후배들이 많은데, 어떤 경험을 이야기 해주고 싶나.”

    

   “미투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어린 후배 모델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크다. 이번 일을 통해 모델계 계약서 필요에 대한 부분이 공론화 되었다.

   비록 모델들이 소비되는 위치에 있지만 그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사회적 위치에서 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나는 모델계를 떠났지만, 앞으로도 그들이 현장에서 겪는 일들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해 나갈 것이다.”

    

   카오리 씨의 이야기는 오는 98일 오후 2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대교육장에서 진행되는 여성, 이미지 생산자, -일 사진계 여성들의 연대, 여성의 주체성과 이미지주제 포럼에서 이어진다.

  카오리 씨의 발제를 통해 나아가 한국과 일본 여성 간의 연대가 이루어지는 기폭제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