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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문구 - 축하해

  • 작성자GUEST
  • 작성일2017-05-22
  • 조회1926

축하해(2008, 박금선 지음)

책소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기획 탈성매매여성 자활사례집1탄]

탈성매매 여성들이 들려주는 가슴 속 깊은 이야기,
모두 11명의 탈성매매 여성들의 이야기가 시와 콩트, 에세이, 일기, 문자 채팅, 편지글 등 다양한 형식에 담겨 놀랍도록 솔직하고 정직하게 풀어진 책이다. 성매매 경험이 있던 여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전한다.

책 소개 보러가기

인디언들은 생일을 축하하진 않는다지.
그보다는 조금씩 나아짐을 축하한대.
용기내어 새 삶으로 첫발을 디딘 걸 축하해.
누구나 이 세상에 온 아름다운 이유가 있대.
그 이유를 찾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너와 나를 미리 축하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고 살아가.
개중에는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안은 사람도 있을 거야.
나에게는 남보다 많은 상처가 있지만,
소녀야, 나를 가엾다 여기지 마. 나는 지금 행복하단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소녀야, 너는 다른 길로 가렴. 나와는 다른 길로.
그래서 언제 돌아보아도 아름답고 소중한 열일곱 살이 되어라, 소녀야.(p.8)

세상에 말 걸기
나도 세상을 이렇게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구나.
이제 나도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겠구나.(p.40)

나의 물음표_ 세상에는 참 이상한 게 많더라(p.53)
나는 이런 종류의 물음표들을 많이 만난다. 그리고 그 물음표들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 보면, 세상을 향해 내가 더 많은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모순이 많은 이쪽 세계와 없어져야만 할 저쪽 세계,
나는 저쪽세계에서 벗어나 이쪽 세계 한복판에서 모순의 바람을 맞고 서 있다.


친구야, 오늘도 나는 너를 기다린다.
네가 거기 간 건 네 잘못만은 아냐.
네가 거기 가도록 만든 어른들도 잘못한 거야.
하지만 그 일을 그만두기로 네가 결단해야만 해.(p.83)

그래,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지.
돌아보면 험한 고개를 여러개 넘어왔지만,
나는 아름답게 살고 싶었던 그 옛날의 나 그대로였어.(p.184)

“주인님, 어서 일어나세요, 주인님 일어나세요~”
몸의 자유를 잃었던 적이 있는 내게는,
‘주인님’ 소리가 그 아프던 기억을 되살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누구의 종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는 누구의 주인도 되고 싶지 않습니다.
(설사 자명종 시계의 주인이라 할지라도 그렇습니다)(p.205)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건, 선택받은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건, 자유로운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나는 자유를 확인하고 싶어서,
내가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매일 새벽 일어나 졸린 눈 비비며
운동복을 챙겨 입고 이렇게 산을 오릅니다.
가벼운 등산은, 지난 날 성매매업소에서 약해져버린 내 몸을
보듬어주고 일으켜주는 보약입니다.
(중략)
저들의 평범한 이웃이 되는 이 아침이 행복합니다.
나는 한때 저들의 이웃이 될 수 없었습니다.
나는 이웃일 수 있었겠지만,
저들이 아마 나를 이웃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겁니다.(p.207-208)

그곳을 나온 이후,
나는 하루에 한 끼라도 밥을 지으려고 노력합니다.
밥을 짓는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 밥을 먹여준다는 뜻,
스스로 살아간다는 뜻(p.211)
소녀야, 괜찮아. 너무 두려워하지 마.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단다.
나도 너처럼 성폭행을 당했어. 그리고 인생막장이라는 생각에
결국 성매매업소까지 가게 되었어.
그러나 너는 내가 도와줄게.
살아갈 수 있게 우리가 도와줄게.(p.213)

나는 내가 성매매 여성이었던 게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는 너무 어렸고,
그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몰랐습니다.
이제 알게 되었고, 알게 된 이상
그 길로는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며,
그 길로 가는 길목에서, 다른 여자 아이들이
그 길로 들어가는 걸 막으려는 겁니다.
그러니 나는 더 씩씩해야 하고 당당해야 하고,
나를 숨기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p.226-227)

내가 내 힘만으로 버티는 게 어려울 때는,
누군가 나서서 말려주길 바라게 됩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우리들 중에는 누군가
다시 재유입 유혹을 받으면 나는 도시락 싸들고
매일 그 친구네 집으로 출근할 겁니다.
그래서 기어이 막아낼 겁니다.(p.231)

이정표가 될래요.
나는 오늘도 내 몸에 길을 새깁니다.
“이 길로 가세요, 저 길은 아니에요,
목적지가 그리 많이 남지 않았으니
힘내세요, 나를 보고 길을 찾으세요. 길은 이쪽입니다.”

그래,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거야.
강물이 흐르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보내고 싶던 과거도, 잊고 싶던 기억도 흘렀습니다.(p.235)

지난날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지 드러내야 하는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어쨌든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한 용기 있는 사람들이야.
그걸 잊지 말자.
자, 용기 있는 우리를 위해 박수!(p.241)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까요? 언니들은 아직 모릅니다.
과거는 깨끗이 지우는 것이 좋을까요,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게 좋을까요?
언니들은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회가 언니들을 온전히 다 받아들여 줄까요?
그것도 자신 없습니다. 다만 언니들은 기억하고 싶어요.
막다른 길에서도 찾아보면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을요.
다른 길을 선택한 용기가 언니들의 가장 큰 재산이었다는 사실도요.

그리고 여러해 전, 갇혀 살던 성매매 여성들의 목숨과 바꾼
희생으로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고,
그 법의 혜택과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도 잊지 않을 겁니다.

언니들이 세상에 태어난 데는 아름다운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 아름다운 이유를 찾아, 언니들은 먼 길을 둘러둘러
오늘 우리 옆에 와 있습니다.
언니 손을 잡아주세요. 언니들은 우리 손을 잡기 원합니다.(p.242)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