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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문제연구소 제2차 콜로키움 개최

  • 작성자진흥원
  • 작성일2019-08-28
  • 조회2019

위안부’문제연구소 제2차 콜로키움 개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는 지난 8월 22일, <목격-증언의 자리와 공진하는 ‘위안부’의 몸: 김숨의 소설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제2차 콜로키움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의 소영현 선생님이 일본군‘위안부’의 경험을 다룬 김숨의 소설 『한 명』을 분석하면서 ‘위안부’의 피해 경험을 문학적인 언어로 재현할 때 부딪히는 다양한 쟁점들을 살피고 김숨의 증언소설들이 갖는 의미에 관해 발표하였습니다.


2015년 한일합의 이후로 일본군‘위안부’문제에 관한 대중적 관심은 확대되었고, 영화나 다큐멘타리 등 다양한 문화적 작품들이 생산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부’를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은 많지 않았고, 문학계에서 ‘위안부’의 피해 경험을 서사화하려는 노력은 실로 부족했습니다. ‘언어화 할 수 없는 폭력’과 ‘나눌 수 없는 고통’을 문학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작가들에게 주었던 부담감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문학적 재현의 턱없는 부재 속에서 『한 명』을 비롯한 일련의 ‘위안부’관련 소설들을 증언문학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집필해 온 김숨의 작업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것입니다.





소영현 선생님은 발표를 통해  『한명』, 『흐르는 편지』, 「녹음기와 두 여자」 등을 비롯한 김숨의 소설들을 분석하면서, 그 의미와 가능성, 한계 등을 짚어보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주제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우선 『한 명』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인용하여 미주로 처리한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서사적 공감을 지연시키는 한계가 있지만, 소설을 구성하는 현실과 소설을 둘러싼 현실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또, 각기 다른 증언들이 미주를 통해 제시됨으로써 『한 명』은 복수의 기억을 불러내고 단일화할 수 없는 다양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들을 노출시킬 수 있는 시공간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살아서 돌아왔지만, 집주인에 의해 주민등록이 말소된 화자의 현재를 제시함으로써, 귀환될 수 없는 존재로서의 ‘위안부’ 피해자, 그리하여 ‘위안부’의 문제가 결코 역사적 과거로서 봉인될 수 없으며 현재 지속적인 ‘지금 이곳’의 사건 임을 드러냅니다. 나아가 증언을 거부했던 『한명』의 그녀가 피해자임을 밝히기 위해 나서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결말은 증언에 나서는 과정이 ‘피해자-되기’의 과정이며 비로소 자신의 몸을 되찾고 몸에 새겨진 고통을 말하는 주체가 되는 과정이라 설명합니다.


소영현 선생님은 이 ‘피해자-되기’의 주체화 과정을 포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김숨의 서사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소영현 선생님의 발표에 이어 토론을 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권김현영 선생님은 발표자의 전반적인 논지에 공감하면서 몇 가지 질문과 의견을 제기했습니다.


우선 어떻게 타자화하지 않은 재현이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증언문학이 생존자의 증언에 기대어 ‘위안부’의 피해 서사에만 집중한다면, 공감을 위해 순도 높은 피해자성을 요청하는 상상적 동일시에 기반한 (타자배제적) 재현을 넘어서기 힘든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또한 김 숨의 『한 명』을 미투운동과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으로 이어지는 페미니즘 전회와 피해자-증언-여성-서사의 일환으로 읽어야 하지만, 동시에 트라우마를 가진 개인의 피해 이후의 상황과 이를 극복한 개개인의 경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그런 면에서 증언문학이 사회적인 맥락에 의존하는 형태를 벗어나, 사회적인 맥락을 구성하는 데로까지 나아가야 하고, 그런 맥락에서 현재 필요한 것은 ‘문학적 전회’가 아닌가 하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위안부’ 증언에 대한 재현의 방식에서 말할 수 없었음이라는 사회적 맥락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말해왔음, 반복해서 말했지만 들을 수 없었음이 재현되어야 한다며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발표자와 토론자 사이에서 오고 간 열띤 토론에 이어 청중들로부터 다양한 질의가 이어지며 이번 콜로키움은 일본군‘위안부’와 관련된 더 진전된 문학적 재현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풍성한 토론의 장이 되었습니다.


여성가족부 등 정부 관계자 및 ‘위안부’문제 연구자, 일반 대중 등 40여 명이 참석한 콜로키움은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며 역사와 문학적 재현을 사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는 오는 9월 28일,

“동아시아의 미투 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제3차 콜로키움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