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
- 제목: 사진전<남과 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_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
- 일시: 2019년 3월 6일(수)~3월 11일(월) 10:00~19:00(주말 개관)
- 오프닝 행사: 2019년 3월 6일(수) 14:00
- 사진가 토크: 2019년 3월 6일(수) 15:00~17:00 이토 다카시(포토저널리스트)
- 장소: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
- 주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 주관: 아시아프레스
남과 북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함께 만나는 사진전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가 3월 6일부터 11일까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주최로 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학순이 기자회견에서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고 자신이 ‘위안부’ 피해 생존자임을 증언한 이래 남과 북의 ‘위안부’ 피해자를 기록한 사진이 한 자리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측 피해자 사진이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최초이다.
사진전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에서는 북측에서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리경생(1917-2004)을 비롯하여 김대일(1916~2005), 곽금녀(1924~2007) 등 14명과 김복동(1926~2019), 황금주(1922~2013), 윤두리(1928~2009) 등 남측 피해자 10명의 사진과 증언이 전시될 예정이다. 일본의 포토 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伊藤孝司)가 북측을, 다큐멘타리 감독 안해룡이 남측 피해 생존자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일본의 포토 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는 1992년 처음 평양을 방문해서 김영실(1924~2003) 등 4명의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를 취재했다. 이토 다카시는 이후에도 10여 차례 평양, 청진 등을 방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14명을 촬영했고, 증언도 기록해왔다. 14명 모두 직접 만나서 촬영하고 취재한 사람으로는 이토 다카시가 유일하다. 이토 타카시는 북측 취재에 앞서 1991년 김학순(1924-1997)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 다수를 만나 취재한 바 있다.
이토는 북측의 ‘위안부’ 피해 생존자뿐만 아니라 강제 동원된 노무자나 원폭 피해자 등 일제의 식민 지배로 피해를 본 많은 사람을 만나 취재를 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가 된 여성들이었다. 온 몸에는 똑바로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상처가 남아 있었고, 마음에도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고 술회하였다.
이토 타카시가 만난 북측의 최초 증언자 리경생은 “과거를 밝히고 편안해지고 싶었다. 며칠을 고민한 뒤 방송국에 연락했다”고 증언하게 된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이토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북측 피해 생존자는 정옥순(1920-1998)이다. 정옥순은 위안소에서 “살해당한 여성들의 이름을 손가락으로 꼽으며 한 사람씩 이름을 불렀다. 계월이, 단월이, 명숙이, 개춘이, 분숙이. 중간에 헷갈리면 처음부터 다시 이름을 기억해냈다”. 일본군인 이름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수비대의 대장은 ‘니시하라’, 중대장은 ‘야마모토’, 소대장은 ‘가네야마’”...
사진전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에 전시되는 남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사진과 증언은 안해룡 감독이 2002년 여성부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비디오 증언집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기록한 비디오 영상을 기초로 하고 있다. 비디오 증언집은 모두 27명의 남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증언을 20여분 영상에 기록한 것이다. 영상 증언은 현재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일본군 위안부 e-역사관’ (http://www.hermuseum.go.kr)서 만날 수 있다.
이 비디오 증언집 프로젝트를 주도한 다큐멘타리 감독 안해룡은 비디오 영상의 인터뷰를 활자화해서 영상 컷에 덧붙여 영화 콘티처럼 배열한 증언 사진집 <침묵의 외침>을 탄생시켰다. 증언 사진집에는 김복동 외 9명의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 각자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힘썼다. 이 사진집은 비디오 증언집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스텝의 공동 작업의 결과이기도 하다. <침묵의 외침>은 동일 제목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 프랑스, 에스토니아 등 세계 각지를 돌며 사진으로 전시되기도 하였다. 영화 콘티 형식의 증언 사진은 전시회에서 일반에게 크게 호응을 얻었다. 이번 전시에서도 볼 수 있다.
이번 사진전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에서 중요한 테마는 ‘만남’과 ‘일상’이다. 이 코너에서 관람자는 남북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일상과 만남의 시간에 동참할 수 있다. 그들이 오랜 분단의 시간을 뛰어넘어 한자리에서 만나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보듬는 시간과 기쁨을 관람자도 함께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포스터 사진은 이토 다카시가 1992년 12월 9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의 전후 보상에 관한 국제공청회’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북측의 김영실(왼쪽)의 증언이 끝나자 평양이 고향인 남측 김학순이 단상으로 한걸음에 올라가 만나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이다. 2019년 우리에게는 남과 북의 연대와 교류를 여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다가오는 사진이다.
사진전 <만나다, 그리고 보듬다>는 3월 6일 오후 2시 오프닝에 이어 3시부터 안해룡(감독)의 진행으로 이토 다카시(포토저널리스트)와 토크를 진행한다. 토크에서는 이토 다카시가 만난 북측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증언과 삶, 취재 과정 등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부디 남과 북의 만남의 장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