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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선수에게] 응원합니다. 당신은 정말 당당한 여성이자 멋진 선수입니다.

  • 작성자진흥원
  • 작성일2019-01-18
  • 조회755

[한겨레] 응원합니다. 당신은 정말 당당한 여성이자 멋진 선수입니다.



석희씨

석희씨라고 쓸지 아니면 심석희 선수님이라고 쓸지 고민하다가 그냥 이름을 써봅니다.

저는 석희씨와 친하지도 않고 또 쇼트트랙 경기를 찾아 응원하는 열성 팬도 아닙니다. 실은 당신이 누구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평창 올림픽 경기 방송을 보기는 했지만 금메달 선수가 심석희인지보다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얼마나 고생했을지,

그냥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또는 폭력 피해를 걱정하는 여성의 마음으로만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의 멋진 마무리를 보면 마음이 울컥해지며 눈물이 난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은 해도 해도 너무했습니다. 당신의 힘든 경험을 듣고 너무나 화가 나서 며칠 동안 멍하게 지냈습니다.

10년도 더 지났네요.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와 중고등학교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폭력, 성폭력 인권 상황 실태조사를 연구했을 때의 분노와 충격이 다시 생각났어요.

그 당시 그렇게 위험과 심각성을 경고했음에도 어떻게 이러한 일이 여전히 그리고 똑같이 일어나는지 그냥 화만 납니다.

또 그 뒤 10년 동안 어떠한 행동도 하지 못한 저 자신에 대해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 당시 조사 대상자들의 63.8%가 성폭력 피해를 겪는 것으로 응답했습니다. 그 결과를 믿을 수 없었지만 그것은 사실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우려하는’ 엘리트 선수를 양성하는 체육계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다양한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누구나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 전혀 변화하지 않았네요.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어떤 선수는 선수로 살기보다 떠나고 싶다, 그냥 평범한 여자로 살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나 그럴 수 없다고, 그리고 말할 수 없다고 했어요, 갑자기 오늘 그 친구가 보고 싶어요.


석희씨

어제 지하철에서 만난 10대 여성도 석희 언니를 응원하고 있었어요.

또 오늘도 대통령님이 체육계의 구조적인 위계 구조를 지적하셨으니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체육계의 큰 변화를 만든 석희씨. 당신을 지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옆에 있어요.

또 여전히 화가 나지만 그 분노를 기억하면서 지금은 쇼트트랙 금메달 선수가 아니라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당신을 만나 힘을 나누고 싶어요,

20대 여성으로 직업이 운동선수, 특기가 쇼트트랙 경기, 이런 것 말고도 취미가 무엇이며 미래의 꿈이 무엇인지 특히 여성 운동선수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직업으로 살고 있는 50대 중반의 여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요.

아니 엄마의 삶을 통해 잘 알고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석희씨 친구들과 함께 만나요. 석희씨의 미래와 건강을 응원하며.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드림


추신

저희 기관 충정로에 있습니다. 놀러 오세요, 아니 제가 석희씨 만나러 가겠습니다. 실은 저도 당신과 같은 경험이 있어요. 꼭 같이 만나서 신나게 욕해요. 그리고 같이 무엇인가 해봐요.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878920.html#csidx029feb270955564a5ec616822c3ee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