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이미지 생산자’사진계 포럼 열려
한-일 사진계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체적인 이미지 생산을 위해 어떻게 싸워오고 있는지를 듣고 미성년자 성적 대상화에 대한 비판적 논평과 사진계 전반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지난 9월 8일(토),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대교육장에서는 ‘한·일 사진계 여성들의 연대, 여성의 주체성과 이미지’를 이야기하는 사진계 포럼 “여성, 이미지 생산자”가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국내 사진가, 모델, 미술계 인사, 변호사 등이 참석하였으며, 일본 유명 사진가 아라키 노부요시의 착취에 대해 폭로한 뮤즈 엔도 카오리*도 함께해 ‘미투 이전과 이후’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다.
*채비포커스 2호를 통해 엔도 카오리와 진행한 대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사진집 <75A>를 낸 여성 사진가 박의령이 ‘75인의 목소리’라는 이름으로 여성 사진가와 여성 피사체가 벗은 사진을 촬영하면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며 사진계에 만연한 성폭력 상황들을 고발했다.
최근 한국 패션계에서 유명한 모 작가의 성폭행을 고발하여 도리어 명예훼손 고소를 당한 모델 김보라와 시각예술 여성주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사진가 김소마는 ‘피사체 너머의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사진 예술 안에서 모델이 마네킹과 뮤즈를 벗어나 어느 곳에 위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를 펼쳤다.
사진계 성폭력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현 변호사와 미술 공간에서의 여성 이미지에 대해 발언해 온 디자이너 황신혜씨는 ‘아마추어 모델들의 권리보호’를 주제로 토론을 이어나갔다.
한국 사회의 사진계 성폭력 문제는 지난 2016년 사진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났으며, 올해 초 한국 사회를 강타한 미투 운동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로타사건’등이 이슈화된 바 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폭력 피해자 집중지원팀은 사진계 내 성폭력 피해 사건을 지원하면서 사회적 연대를 이끌어내고, 사진계 내에 만연한 기존의 인식을 바꿔 대안을 마련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