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이후 포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애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지난 28일(화)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사회적 치유: 방관자에서 조력자로」를 주제로 제7회 이후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이후 포럼은 성폭력 피해를 겪은 피해자가 오히려 사회적 고립과 고통을 받게 되는 구조를 문제제기하고, 제도적 개선안과 사회적 치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사회적 고립 등의 2차 피해로 사망에 이르게 된 ‘단역배우 두 자매 사건’을 중심으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조력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토론에 앞서 단상에 선 ‘단역배우 두 자매’피해자 어머니 장 씨는 두 딸의 장례식을 9년 만에 치르는 심경을 밝히며, 가해자 재수사 촉구와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강조했다.
주제 발제를 맡은 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경찰개혁위원회 개혁위원으로 지내는 동안 경찰에서 진행한 두 자매 사건 재조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는커녕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결과보고서를 받아보고 매우 분노했던 일을 언급했다. 신 교수는 “보고서의 한 페이지 넘는 분량이 피해자의 진술이 얼마나 엇갈렸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며 이 사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경찰의 태도가 심각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모든 폭력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부끄러워야 하는데 왜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에서는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공권력조차 가해자 편을 드는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위원장은 보조출연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한 처우들을 이야기하며, 문제가 발생할 시 외주업체의 일이라며 떠넘기는 방송사야말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책임과 힘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했다.
전홍기혜 프레시안 기자는 ‘조력으로서의 성폭력 보도는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언론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말했다.
전홍기혜 기자는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점차 많아지면서 그에 반하는 여론의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페미니즘 관련 보도를 조심스러워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력으로서의 성폭력 보도를 위해서는 “기자와 해당 매체의 의식적인 노력이 유일한 열쇠일 수 있으나, 점차 기자들의 의식 성장과 여성 데스크 숫자가 늘어나면서 언론사 내부 상황은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송보경 여성문화예술인연합 코디네이터는 ‘누구나 조력자가 될 수 있다’는 주제로 조력자의 역할에 대해 “조력자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조력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치 공기와도 같이 늘 그 자리에 있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후포럼에 참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우리는 두 자매의 죽음을 기억해야 하고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 또한 “이번 추모행사 자체가 사회적 치유이며, 이 자리에 함께한 모두가 조력자임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